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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의 "남자를 몰라": 한 편의 가사 실수가 만든 전설 ('쌈자' 에피소드)

HealingSignature 2025. 5. 30. 22:28
 

버즈 "남자를 몰라"

시대를 관통한 남자의 마음, 그리고 한 편의 실수가 만든 전설

혹시 여러분도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불러본 적이 있나요? 아마 30대 이상의 남성이라면 한 번쯤은 목청껏 불러봤을 법한 그 노래 말이에요. 바로 버즈의 "남자를 몰라"입니다. 이 곡에는 정말 재미있는 뒷이야기들이 숨어 있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들을 하나씩 들려드릴게요.

남자를 몰라 (썸네일 제작: doldari.com)

2006년이니까 벌써 20년 가까이 된 이야기네요. 버즈의 3집 앨범 'Perfect'가 세상에 나왔을 때의 일이에요. 그런데 이 앨범에는 정말 흥미로운 뒷이야기가 숨어 있어요. 처음에 타이틀곡으로 기획된 곡은 "My Darling (End)"였거든요. 소속사에서는 이 곡을 메인으로 밀고, "My Love"를 후속곡으로 내정해둔 상태였어요.

그런데 막상 앨범이 나오자 반응이 예상과 달랐어요. 팬들과 대중들이 "My Darling"보다 수록곡이었던 "남자를 몰라"를 훨씬 좋아하는 거예요. "겁쟁이"와 비슷한 스타일이라는 지적도 있었고요. 이에 당황한 소속사는 급하게 타이틀곡을 "남자를 몰라"로 바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신의 한 수였죠.

그런데 이 곡의 가사를 보면 정말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어요. "매 번 늦어도 이해할게 / 누굴 만났니 먼저 묻지 않을게"로 시작되는 이 가사가 남성의 마음을 이토록 섬세하게 표현했는데, 작사가가 바로 김진아씨, 여성 작사가였어요. 남자들이 "아, 이게 바로 내 마음이야!"라고 공감했던 그 가사가 여성의 관찰력에서 나온 거였죠.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이 곡이 나오자마자 정말 대박이 났어요. 젊은 남성, 여성들을 완전히 사로잡았거든요. 특히 남자들한테는 정말 폭발적인 반응이었어요. 노래방에 가면 누구나 한 번은 불러봤을 정도였으니까요. 실제로 발매 당시 노래방 연간 차트 1위를 차지했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전년도인 2005년에도 버즈가 "겁쟁이"로 1위를 했었거든요. 그러니까 2년 연속 노래방 차트 1위라는 기록을 세운 거죠.

당시 싸이월드 뮤직 연간음원차트에서도 12위에 올랐어요. 지금처럼 스트리밍이 보편화되기 전이었는데도 이 정도 성과를 거둔 거니까, 정말 대단한 인기였던 셈이에요.

그런데 이 곡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 건 바로 민경훈씨의 한 번의 실수였어요. 2006년 SBS 인기가요에서 라이브를 하던 중에 일어난 일이에요. 마지막 부분에서 "강한 내 사랑을 몰라"라고 불러야 하는데, 1절 가사인 "널 지킬 남자를 몰라"와 헷갈린 거예요. 그래서 급하게 가사를 바꾸다가 "널 지킬 쌈자를 몰라"라고 불러버린 거죠.

이 한 번의 실수로 민경훈씨는 '쌈자'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게 한 번으로 끝난 게 아니라 4일 연속으로 가사 실수를 했다고 해요. 급작스러운 타이틀곡 변경에다가 빡빡한 스케줄로 인한 피로가 겹친 결과였겠죠. 하지만 이런 실수들이 오히려 곡에 더 많은 화제성을 가져다주었어요.

이후에도 '쌈자' 에피소드는 계속됐어요. 나중에 히든싱어 시즌4에 출연했을 때도 마지막 4라운드에서 이 노래를 불렀는데, 또 마지막 가사를 실수했어요. 그래서 다시 한 번 부를 기회를 받았는데, 이때는 아예 "널 지킬 쌈장을 몰라"라고 고의로 틀려서 웃음을 자아냈죠. 이런 게 바로 민경훈씨만의 매력이었어요.

음악적으로도 이 곡은 정말 잘 만들어진 곡이에요. 작곡은 이상준씨가 하셨고요. 간절하면서도 절제된 멜로디 위에 민경훈씨의 감성적인 보컬이 더해져서 듣는 사람의 마음을 확 끌어당겼어요. 특히 후렴구 부분은 정말 그 시대 남성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절규 같았죠.

뮤직비디오도 재미있게 만들어졌어요. "My Love"와 연작으로 제작됐는데, "남자를 몰라"가 먼저고 "My Love"가 그 다음이에요. 그리고 "남자를 몰라" 뮤직비디오 처음에 나오는 전주는 원래 타이틀곡이었던 "My Darling"이거든요. 이런 세심한 연출로 앨범 전체의 이야기를 하나로 엮어낸 거죠.

시간이 지나도 이 곡의 인기는 계속됐어요. 2019년에는 민경훈씨가 이 곡의 가사 일부를 개사해서 맥올데이 광고를 찍기도 했고요. 2020년 아는 형님에서는 안보현씨가 학창시절 버즈 팬이었다며 이 노래를 불렀어요. 2024년에는 민경훈씨 결혼식 편에서 축가로도 불렸죠.

백인백곡에서는 틴탑의 천지씨가 커버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계속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회자되고 커버되는 걸 보면, 이 곡이 단순한 히트곡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된 것 같아요.

유튜브 뮤직에서는 한국 록 발라드 역대 베스트에 선정되기도 했어요. 이는 곡 자체의 완성도도 뛰어났지만, 그 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정확히 포착했기 때문이겠죠. 지금 들어도 여전히 좋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남자를 몰라"는 정말 여러 면에서 특별한 곡이에요. 우연히 타이틀곡이 된 배경부터 시작해서, 여성 작사가가 쓴 남성의 마음, 그리고 한 번의 실수로 탄생한 '쌈자'라는 별명까지.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서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가 되었죠.

그 시절 코인 노래방에서 이 곡을 목 놓아 부르던 사람들, 그리고 지금도 이 곡을 들으며 추억에 젖는 사람들에게 "남자를 몰라"는 단순한 노래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사랑 앞에서 서툴고 불안한 마음을 이토록 진솔하게 담아낸 곡이 또 있을까 싶거든요.

 

 

 

버즈가 한국 대중음악사에 남긴 발자취 중에서도 "남자를 몰라"는 가장 밝게 빛나는 순간 중 하나일 거예요. 2006년에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게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돼요. 바로 사랑 앞에서 서툰 인간의 마음 말이에요.

 

버즈의 "남자를 몰라"는 현재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도 누군가는 노래방에서 이 곡을 부르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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